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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지로 나들이 본문

스탠딩바 전기에서 하이볼.
에다마메 맞나? 맛있다.

맛있다!!
아래층엔 마끼가 있고 윗층엔 회가 올려져있다.
근데 반숙 계란은 별로 안어울려..

소바. 간장 기름장에 명란,수란,파,김을 얹은 메뉴인데 면이 엔젤헤어? 처럼 무지 얇아서 식감이 좋았다.
근데 좀 비싼 것 같다
그래도 스탠딩바 전기는 분위기도 좋구 크게 시끄럽지도 않아서 나쁘지 않았다
사케도 도쿠리로 마셨는데 고구마향이 나고 괜찮았다

칵테일바로 이동. 여긴 숙희 라는 곳이다
언니는 스모키한 뭐 거의 위스키인 칵테일
나는 무화과가 들어간걸로 마셨다.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시샤를 하고싶어서 종각으로 걸어왔다
내 생일 이후 처음인데 나쁘지 않았당!

언니랑 만나면 속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이 날엔 공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보통 역지사지를 해보라고 한다.
역지사지는 그사람 처지에서 생각해보라는 건데 이게 참 해석이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우리는 각자 가지고 태어난 기질도 모두 다르고
살아온 경험 각자가 특정 사건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양상 모두 다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느낄 때
내가 그사람 입장이 된다고 상상해 봤자 나는 나의
주관적인 감정을 느낄 뿐 온전히 그사람의 감정에 동화될 수 없다.
공감은 그사람의 입장에 나를 투영해 보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해주고 이해해주고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 어떤 반응을 해야
기쁜 일이라면 더 기쁠 지
슬픈 일이라면 슬픔이 덜어질 지
분노하는 일이라면 분노에서 벗어날 지 생각해 보고 반응해주는 일인 것 같다.
그런 감정선이 나와 잘 맞는 사람이라면 더 가까워 질 수도 있겠고, 아니면 좋은 일만 나누는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거겠지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면 어떤 건 누구와 잘 맞고 어떤 건 누구와 잘 안맞는 것들이 보인다.
사실 그런 점에서 조금 서운해지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내 생각과 다른사람이 생각하는 공감은 또 다를 수 있는거니까.
내가 어떤 것에 대해 공감해주고 그사람이 그런 반응에 너무나 만족했어도 그사람은 그러지 않을 수 있는 거니까.
대화를 할 때 내 감정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 보다 외로운 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하기를 포기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서로 다르다는 건 인정해야 하고
모두 내 맘 같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해.
타인과 관계를 맺는다는 건 나이를 먹을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
우리는 나이 들수록 더 뚜렷한 주관을 갖게 되고 그래서 더 고집스러워지곤 하니까.
타인의 행동에 대해 내 경험을 적용시켜서 섣불리
판단해버리기도 한다.
사람은 다 똑같다고 하지만, 온전히 같을 순 없는 것이다.
당장 어떤 것에 친구와 이야기해도 내 생각과는 다른 것들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솔직해야 하고, 대화해야 한다.
난 좋은 것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더할나위 없이 솔직하지만 나쁜 것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솔직하지 못했다.
내 경험적인 것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기도 했다.
어차피 이해받지 못하니까,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이야기하지 않고 참다가 기대 같은 것들이 다 사라지니까 관계가 무의미해져 버렸었다.
그래서 새로운 관계에서도 내 감정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해받지 못하는 감정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다가 또 관계를 놓아버리게 했다.
그리고 나선 후회가 되는거다. 왜 과거와 같다고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어떤 일에서든 솔직하고 대화하고 마음대로 판단하지 않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은 여전히 어렵지만, 난 변화해 온 사람이니까 !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이 따뜻하지만 강한 사람.

요즘의 나-